October 23, 2025

김수진, 북한 탈북자의 아픔을 나누다: 샤론 장의 책 ‘검은 화장한 소녀’에 대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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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한껏 복잡한 시간, 나는 북한 탈북자 샤론 장의 영어 책을 읽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주머니에서 휴지를 찾느라 허둥지둥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샤론의 책 ‘검은 화장한 소녀’는 그녀의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 말미에 포로로 잡힌 남한 군인이라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이로 인해 가족은 북한의 악명 높은 석탄 광산에서 일할 운명이었다. 샤론은 2011년에 탈출, 이듬해 2012년에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마음속에서 느껴진 고통은 너무나도 강렬하여, 가벼운 접촉에도 다시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이 눈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같은 질문을 붙잡고 책을 다시 읽었다.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찾아왔지만,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 깊이 들여다본 경험은 없었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했다. 만약 그녀가 내 옆에 있었다면, 나는 그녀를 꼭 껴안고 함께 울고 싶었다.

그녀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한 이미지가 내 마음에 남았다: 석탄 먼지로 뒤덮인 십 대 소녀가 검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시장에서 coal을 팔고 있던 어린아이들이 떠올랐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나에게 나 자신을 넘어 다른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열어주었다. 엄마가 떠난 후 술에 취한 아버지를 돌보며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소녀, 나는 거의 같은 상황을 겪었다. 이 책을 통해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진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어 깊은 연대감을 느꼈다. 북한 인권을 위한 나의 활동이 진정으로 올바른 길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2003년 북한에서 탈출하여,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한 후 2007년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간호사로 10년 이상 일하며 정착한 뒤 대학원에 진학했다. 지금은 북한 인권을 위해 활동하며, 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의 기조 연설자로서 이야기하고 있다. 샤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왜 수많은 국가 중에서 우리가 북한에 태어나 이런 가슴 아픈 경험을 해야 했을까? 우리가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사이에도 여전히 이러한 참상이 계속되고 있다. 자유로운 세계에서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들을 때마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는 잘 먹고 사는 사람들의 헛된 말처럼 느껴진다.

샤론의 책은 내가 이러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자신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미안함 없이 기억하고, 가득 찬 지하철에서 부끄러움 없이 울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의 고통에서도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korea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