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의 이민 단속, 한국 노동자들 대량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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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475명의 노동자를 체포하고 구금했다. 300명 이상의 체포된 인원은 한국 국적의 노동자들로, 이들은 현대차의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고도로 전문화된 작업을 위해 단기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이었다. 조지아주에서 공화당 후보로 다시 출마하는 토리 브래넘은 이 공장을 연방 당국에 신고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이민 단속이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구금된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한국에서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에서는 일부 노동자들이 수갑에 묶인 모습이 포착되었다. 9월 12일, 일주일 간의 구금 후 수백명의 한국 노동자들이 ‘자발적 출국’을 선택해 한국 정부가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 귀국한 노동자들 중 다수가 전문기술자들과 엔지니어로, 고급 배터리 제조를 위해 모집된 인력이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퇴출은 현대차 공장에 인력 부족 및 전문 기술 부족 문제를 일으켰다.
이번 사건의 경제적 여파는 이미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76억 달러 규모의 청정 에너지 투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조지아 배터리 공장은 전문 인력의 급작스러운 손실로 인해 2~3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에서 이러한 지연은 회사에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고 전 세계적인 공급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교적 여파 또한 심각하다. 한국의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ICE의 구금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를 비평하며, 마치 전쟁 포로가 취급받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국가부 장관 크리스토퍼 랜다우를 소환해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했다.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ICE의 조치가 미국과의 미래 관계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일부 한국 의원들은 서울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미국 국적자들에 대한 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보복의 여지를 시사했다.
미국에서 여러 산업 분야의 가장 큰 외국 투자가인 한국으로서는 이번 단속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데 필수적인 외국인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하게 대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단속을 옹호하며 ICE의 체포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외국 투자는 환영하지만 이민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 오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투자자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노동자들의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으로, 이민 단속이 엄격하고 변함없어야 한다는 민족주의 메시지가 커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 한국 문화의 소프트 파워가 절정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러한 글로벌 수출을 뒷받침하는 인력은 환영하지만, 인간적 권리와 존엄성으로서의 대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있어 이번 단속은 역사적이고도 끔찍한 사건이다. ICE의 단속은 그동안 주로 라틴계 노동자들을 겨냥해왔으나, 현대 공장의 단속 사건은 동아시아인 기반의 대규모 작업 중 하나로서 큰 사건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의 반응은 상당히 조용하다. 이러한 침묵은 동아시아 이민자들이 미국 이민 단속의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면역이 있다고 여기는 인식을 반영할 수 있다. 현대 공장에서의 단속은 이러한 인식이 변하고 있으며, 어떤 이민자도 출신 국가와 상관없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내에서 이민 활성화에 대한 동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셜 미디어는 매일 한국의 대중문화와 팬덤으로 넘쳐 나지만, 조지아주에서 한국 노동자들이 체포된 사건에는 침묵이 흘렀다. 이러한 반응의 부재는 아시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이민자로서의 가장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안전하다는 전통적인 신화를 더욱 부각시킨다. 이 사건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이민 문제로 인해 라틴계 커뮤니티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러한 연대가 지속적으로 단절되어 서로 다르게 격리될 수도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joysau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