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빈’에 갇힌 남자는 없다… 장난으로 시작된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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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내의 밀레니엄 파크에 위치한 ‘빈'(Cloud Gate) 안에 남자가 갇혔다는 주장이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사실 그런 남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 기발한 장난을 한 몇몇 사람들은 이를 믿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소동은 7월 31일에 시작되었다. 당시 검은 옷을 입은 한 그룹이 빈 근처에 모여 ‘빈 안에 갇힌 남자를 구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수천 번 공유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지역구인 브랜든 랠리(Brendan Reilly) 알더먼은 이와 관련하여 그의 사무실에 대해 수많은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서에서 “지난 21년 동안 ‘빈’ 안에 갇힌 남자는 없다”고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의미 있는 장난을 즐기는 마음은 있지만, 이와 관련된 전화 문의가 업무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마리솔 누네즈(Marisol Nuñez)는 이 데모를 보고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녀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촬영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이걸 재밌게 생각하고 농담을 더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의 동영상은 3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고, 3,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 동영상에는 시위대가 ‘빈’ 안에 갇힌 남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고, 아티스트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가 2004년에 아기를 ‘빈’ 안에 넣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있었다.
그러나 이 농담에 가담한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maninbean’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미 27,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헌신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운영자들은 블록클럽과의 이메일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빈’ 안에 남자가 갇혀 있다고 주장하는 그들은 ‘빈 속 남자 연합(The Man in Bean Coalition)’이라고 스스로를 부른다.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는 카렌 제시카 도라도(Karen Jessica Dorado)는 틱톡에서 이 시위를 보기 시작했으며,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런 독특한 농담이 나올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고 덧붙였다. 또한 관광객들이 이 주장에 대해 진지하게 묻기도 했지만, 그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드폴 대학교의 연기 교수인 롭 애들러(Rob Adler)는 이 시위가 퍼포먼스 아트인 경우, 현대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널리즘이 폭력적으로 타격받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저널리즘과 자유로운 표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예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아주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위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자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빈 속 남자 연합’은 자신들과 관련된 어떤 사람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들은 블록클럽에 ‘우리는 개인으로서 자신에게 주목받는 것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집단이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 주민들은 2018년에 퍼져 나온 ‘새들은 진짜가 아니다(Birds Aren’t Real)’ 포스터를 기억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엉뚱한 음모론을 진지하게 여겼던 사례다.
하지만 ‘빈 속 남자 연합’은 두 그룹 사이의 어떤 겹침도 부인했다.
‘그들은 완전히 다른 그룹이다. 새들은 분명히 진짜이며, 빈 안의 남자도 진짜다’고 그들은 말했다.
카푸어는 ‘클라우드 게이트’로 불리는 그의 조각 작품이 시카고인들에게 ‘빈’으로 이름 붙여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코멘트를 요구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blockclubchic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