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동물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을 최초로 포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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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 대학교의 연구팀이 동물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과 그 과정에서의 뇌 활동을 관찰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동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 연구는 AI를 활용해 쥐의 전두엽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을 추적한 것으로, 뇌가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고 선택에 확신을 가질 때 ‘결정’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우리는 결정을 마무리하고 숙고가 끝나는 정확한 순간의 바이오마커를 발견했습니다.”라고 공동 제1 저자 토마스 로우는 말했다. 로우는 프린스턴 신경 과학 연구소에서 포닥 과정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유타 대학교의 조교수가 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9월 17일,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되었다.
쥐의 ‘결정 순간’ 포착하기
많은 사람들은 장 보러 가다가 어떤 계산대가 가장 빠를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매 순간 시간과 불확실한 데이터를 고려하면서, 각 계산원의 스캔 속도, 복잡한 장바구니의 상황 등을 고려해 어떤 계산대가 본인을 가장 빨리 밖으로 나가게 할지를 추정한다.
쥐는 계산대의 고민은 하지 않지만, 불확실한 신호를 바탕으로 중요한 음식 선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쥐는 풀 속에 숨은 맛있는 귀뚜라미를 찾기 위해 그 소리를 추적해야 한다.
연구팀은 프린스턴 신경 과학 연구소의 카를로스 브로디 교수의 연구실에서 목마른 쥐들이 두 개의 스피커 중 어떤 것이 더 많은 클릭 소리를 내는지를 빠르게 판단하도록 훈련시켰다. 쥐가 올바르게 판단하면 물을 한 모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의사결정을 위해 중요한 전두엽에서 수백 개의 뇌 세포를 모니터링했다.
AI 분석 통해 결정 순간 규명
연구진은 뇌 활동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기 위해 AI 기반의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사전에 특정한 패턴을 찾지 않고, 중립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데이터에서 가장 중요한 패턴을 감지했다.
분석 결과 쥐의 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두 가지 뚜렷한 단계로 전환되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외부 세계의 감각 정보를 처리하던 뇌는 어느 시점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입력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중단한다.
이 두 번째 단계가 바로 쥐가 ‘결정’을 내리는 순간으로 해석되었다.
특히 이 ‘결정의 순간’은 실험마다 서로 다른 시간에 발생하며, 클릭 소리의 시작이나 끝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의사결정 과정이 주변의 상황과 뇌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협력을 통해 개척된 미래 연구 방향
이러한 발견은 서로 보완적인 전문성을 지닌 과학자들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로우는 동시에 여러 뇌 영역에서 수천 개의 뉴런을 기록하는 전기생리학적 도구에 대한 배경을 제공했으며, 쥐가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생기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김은 큰 규모의 뉴런 기록 데이터 없이 이러한 발견이 불가능했음을 강조하며, “우리의 데이터세트 덕분에 나는 동물이 결정을 내리기 전후의 신경표현에서의 뚜렷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딥러닝 방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로우와 김의 협업은 쥐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가 뉴런이 어떻게 함께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수학적 규칙을 이해할 수 있다면, 다양한 뇌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질환에서 이러한 규칙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로우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ADHD, 조현병 및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뇌처럼 더 빠르고 유연하며 변화하는 정보에 조정되는 스마트한 AI 시스템을 고안하는 데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IH)과 시몬스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미지 출처:atth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