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푸틴과의 만남으로 한국의 비핵화 노력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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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면서 한국의 비핵화 노력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수요일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핵무기 보유 국가인 두 강대국의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행사는 북한 정권이 오랫동안 바래온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인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통적인 후원국들로부터 이러한 인정을 받게 된 것이 향후 핵 협상에서 북한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이 비핵화 목표를 추진하는 데에 더욱 복잡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서울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베이징에서 그가 최고 수준의 외교적 예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군사 퍼레이드에서 푸틴은 시 주석의 오른편에 자리잡아 최고의 초청객으로 대우받았고, 김정은은 왼편에 위치해 두 번째로 높은 예우를 받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예외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발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원 유라시아 연구센터의 두진호 소장은 시 주석과 푸틴이 퍼레이드에서 김 위원장을 대하는 방식이 그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승인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전에 새로운 냉전 반대를 주장했으나, 이러한 입장은 지금 붕괴되었다. 이는 한국의 비핵화 노력에 대한 진전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두 소장은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퍼레이드 직후 푸틴과의 일대일 정상 회담을 통해 그들의 군사적 유대를 더욱 다지고, “장기적인 협력 계획”을 논의했다고 북한의 공식 뉴스 통신인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있는 북한 군인들의 용기를 칭찬하자,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정부, 군대 및 국민의 국가 주권을 방어하는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형제의 의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푸틴과의 관계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평화 협상 가능성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이들 간의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국제통일연구원 최한범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전쟁이 끝난 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우려하고 있다. 모스크바가 더 이상 북한 군대나 무기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 평양의 가치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가 중국으로의 방문을 결심한 이유가 이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이 모든 기대를 중국에 쏟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 위원장에게 가장 유효한 진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최 선임 연구원은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이징 방문은 미국-북한 간 핵 협상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4차례 중국을 방문했는데, 그중 첫 번째와 네 번째 방문은 트럼프와의 정상 회담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있었다.
그러나 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대체로 핵무기 동결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길 가능성이 높고 이동훈 정부도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러시아의 한반도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국회 의장 우원식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과 푸틴 간의 짧은 만남에서, 푸틴은 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우 의장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2026년에 예정된 유네스코 관련 행사에서 북한과의 교류 가능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이웃 국가 지도자들 중 가장 오랫동안 권좌에 있는 푸틴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현재 김 위원장을 직접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koreatimes